짱가(대전) 2016. 7. 25. 16:29

[낙화] 이형기

 

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

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

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

봄 한철

격정을 인내한

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

분분한 낙화(落花)

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

지금은 가야할 때

무성한 녹음과 그리고

머지않아 열매맺는

가을을 향하여

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

헤어지자

섬세한 손길을 흔들며

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

나의 사랑, 나의 결별

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

내 영혼의 슬픈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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